1941년 독일과 소련이 전쟁을 시작했을 때, 서방국가들은 처음에는 소련을 지원하려 하지는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독소전쟁 발발 후 24시간이나 계속된 논의 끝에,
소련의 종교 부정주의와 공산당 독재주의는 결코 용인될 수 없으나
히틀러가 승리하는 쪽이 더 위험하다는 이유로 소련을 지원할 것을 표명했다.
그리고 미국은 소련에 13억 달러어치의 군용기 약 1만 5천기, 전차 약 7000대, 군용 차량 약 40만 대에 이르는 양을
거의 무상으로 지원했다.
독일이 거의 모스크바에까지 쳐들어어왔어도 소련이 버틸 수 있었던 까닭은 미국의 막대한 지원 덕분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소련에대한 무기 이외의 지원을 꺼려했다.
그 이유가 분명했는데, 이 시기 민주당 상원 의원 해리 트루먼은
"독일이 승리할 것 같으면 소련을 지원하고, 소련이 승리할 것 같으면 독일을 지원하면 된다
그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어 둘 다 피폐해지면 그만이다.
다만 히틀러가 최후에 승리하는 경우만큼은 피해야 할 것이다."
라고 한 바가 있는데, 이는 누가 이기던지 미국은 국력을 아껴 최후의 승자가 되겠다는 교활한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미국의 계산은 결국 빗나가고 말았다.
소련은 자력으로 나치 독일을 물리치고 독일의 본국까지 공격해 들어갔다.
진격하는 와중에 동유럽 지역도 점령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는 동유럽 대부분이 소련의 점령 지역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지역이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에 고스란히 편입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세계대전의 폐해는 영국과 프랑스만이 아니었다.
소련과 동유럽 지역도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특히 소련과 동유럽은 나치독일과의 격전이 펼쳐진 전장이었으므로 인적, 경제적 피해가 엄청났다.
전쟁 직후의 소련은 미국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었다. 전쟁 중에는 113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지원해줬으니,
끝난 후에도 마셜플랜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947년 7월 마셜플랜을 수용하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소련의 삼자회의가 파리에서 개최되었다..
소련 대표로 참석한 바체슬라프 몰로토프 Vyacheslav Molotov 외무장관은 동유럽의 공산주의 국가들에게도
마셜플랜에 참가할 준비를 진행하도록 주문했었으나,
독일 점령의 정책 등을 둘러싸고 몰로토프 외무장관과 영국, 프랑스 대표가 대립을 일으켰고,
몰로토프 외무장관은 회의 도중에 귀국해버려서, 마셜플랜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소련은 동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마셜플랜을 수용하지 말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대신 COMECON(경제상호원조회의)를 결성해서, 소련과 동유럽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결속을 맺었다.
이렇게 소련과 공산권의 동유럽 국가들은 블록경제로 거듭났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서방 국가들은 국토의 황폐화와 맞닥뜨렸고 산업은 극도로 정체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서방 국가들에 경제 봉쇄를 가하기 쉬운 상황에 놓였다.
쉽게 말해 미국이 경제원조나 무역을 하지않겠다라고 선언을 한다면 대다수의 서방 국가들은
경제적 패닉상태를 맞게 될 것이었다.
그러므로 세계 패권은 미국 쪽으로 향해 미국이 말하는 대로 듣지 않을 수 없었으나,
독일에 승리를 거두었던 소련만은 간신히 미국에 "NO"라고 말할 힘이 있었다.
소련 또한 전쟁의 폐해로 여러 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있었지만
미국과의 교역이 단절된다 한들 입에 풀칠조차 못하게 될 수준은 아니었다.
소련은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국가였다.
당시의 귀중한 에너지 자원으로 떠오르던 석유부터 천연가스, 석탄 같은 자원들
철광석, 금, 동, 니켈, 수은, 알루미늄과 같은 광물자원 등 산업에 필요한 자원의 대부분이
소련 내에서 산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냉전 시기에는 석유 산출량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어패류 같은 수산자원도 풍부했으며, 삼림이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에 목재도 넉넉했다.
동유럽 국가들은 소련으로부터 에너지와 자원을 공급받았고, 소련은 동유럽으로부터 농산물을 얻음으로써
공산권 내에서도 자급자족하며, 공산주의 유지가 가능케 되었고 긴 냉전 상태가 찾아왔었다.
'흥미진진한 세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재의 아랍을 만든 오일머니의 위력 - 2편 (0) | 2020.05.29 |
---|---|
현재의 아랍을 만든 오일머니의 위력 - 1편 (0) | 2020.05.27 |
공산주의 사상이 선진국에서 유행했던 이유 -2 (0) | 2020.05.23 |
공산주의 사상이 선진국에서 유행했던 이유 -1 (0) | 2020.05.22 |
미국은 어떻게 강대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나? - 3편 그리고 내 생각 (2) | 2020.05.21 |